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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주자의 삶/리리의 하루

리리를 처음 만난 건

by RIAN&RIRI 2025. 6. 9.

리리를 처음 만난 건,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일본에 있었고, 급하게 아내와 아이만 한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때였다.

지금은 어느새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이는, 당시엔 아직 너무 어렸고, 혼자 남겨진 시간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나가서 친구들과 놀 수도 없던 그 시절, 아이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 반려동물을 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고양이를 키워보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우리는 근처의 한 반려동물 샵을 찾아갔다.

하지만 미리 홈페이지에서 봐두었던 고양이들은 이미 모두 분양이 끝난 상태였다. 그냥 발걸음을 돌리려던 그때, 한쪽 구석에서 조금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아내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마치 "나 좀 데려가 주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고 한다.

궁금해진 아내가 샵 주인에게 물었더니, 그 고양이는 생후 6개월쯤 된 아이로, 나이가 어려야 잘 분양되는 현실 속에서 끝내 남겨질 수밖에 없었던 아이라고 했다.

아내와 아이는 주인에게 말했다. “우리가 데려가서 가족으로 잘 키울게요. 나이가 좀 있어도 괜찮아요.”
주인도 고마워하며 허락했고, 그렇게 리리는 2~3개월 된 아기들보다 조금 낮은 분양가에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다.

처음 집에 왔을 때, 리리는 울지도 않았고, 사람을 쉽게 따르지도 않았다. 케이지 안에서 반년을 버텨온 리리의 마음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하지만 지금은, 형아가 공부할 때 곁을 지켜주고, 엄마가 외출 후 돌아오면 현관에서 반겨주며,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맞아주는 사랑스러운 ‘둘째 아들’이 되었다.

리리야, 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하자.